2026년은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가 함께 맞물려 돌아가는 첫 전 학년 적용 시점이다. 제도 이름은 익숙해도 실제로 내 아이 성적이 어떻게 매겨지고, 대입에서 어떤 변수가 생기는지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핵심만 말하면, 등급 숫자보다 어떤 과목을 얼마나 깊게 들었느냐가 당락을 가르는 시대로 바뀌었다.
솔직히 말하면,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이 제도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분이 많지 않다. "9등급이 5등급으로 줄었으니 경쟁이 완화됐겠지"라는 안도감, "선택과목은 출석만 해도 된다고 하던데"라는 오해, "세특이 중요하다고는 하는데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하냐"는 막막함이 뒤섞여 있다. 이 글은 그 세 가지 오해를 하나씩 풀면서, 지금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를 정리한다.
9등급이 사라지면 유리해질까 — 5등급제의 실제 구조
경쟁이 완화됐다는 건 착각이다. 1등급 비율이 4%에서 10%로 넓어진 건 맞지만, 전 과목을 5학기 내내 1등급으로 유지하는 학생은 여전히 극소수에 불과하다. 2025년 첫 학기 실제 데이터가 이를 증명한다. 서울 일반고 기준 전과목 1등급 달성 비율은 1.72%였고, 부산 81개 고교 전수조사에서는 2.07%였다. 5학기를 연속으로 유지하면 이 수치가 0.5%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단순히 등급 폭이 넓어진 것이지, 상위권 경쟁의 밀도 자체가 완화된 게 아니다.
9등급제 vs 5등급제, 숫자로 보는 차이
| 등급 | 9등급제 (이전) | 5등급제 (현재) | 실질 의미 |
|---|---|---|---|
| 1등급 | 상위 4% | 상위 10% | 범위 2.5배 확대 |
| 2등급 | 누적 11% | 누적 34% | 범위 3배 이상 확대 |
| 3등급 | 누적 23% | 누적 66% | 중간 이상이면 3등급 내 |
| 4등급 | 누적 40% | 누적 90% | 사실상 5등급이 하위 10% |
| 5등급 | 누적 60% | 누적 100% | — |
출처: 교육부 2028대입제도 개편 확정안(2023.12), 2025 고1 성적 실태조사(부산진로진학지원센터)
전과목 1등급, 실제로 얼마나 어려운가
* 5학기 유지 전망은 부산진로진학지원센터 추계치. 막대 폭은 비율 비교용(100% 기준 스케일 아님). 확인일: 2026년 3월
더 중요한 변수는 과목 수 증가다. 5등급제는 9등급제보다 상대평가가 적용되는 과목이 7~8개 더 많다.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선택과목 수강자 수가 줄어드는 소인수 구조도 된다. 특히 이과 계열은 기존 과학탐구Ⅱ가 두 과목으로 나뉘고 전부 상대평가를 받는다. 미적분Ⅱ나 기하를 고른 학생 집단은 소수이면서도 상위권이 밀집해 경쟁이 더 치열하다.
과목을 직접 고른다는 것의 함정 — 학점 이수·미이수 현실
2026년부터 선택과목의 이수 기준이 바뀌었다. 핵심은 간단하다. 선택과목은 출석률(수업일수의 2/3 이상)만 충족하면 학점을 인정받는다. 기존에는 출석률과 학업성취율(40% 이상) 둘 다 채워야 했는데, 선택과목에 한해 학업성취율 기준이 사라진 것이다. 표면만 보면 부담이 줄었다. 그런데 이걸 "수업만 나가면 된다"로 받아들이는 순간, 다른 곳에서 손해를 본다.
2026년 이수 기준 변화 —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의 차이
- 📌 과목별 출석률 2/3 이상
- 📌 학업성취율 40% 이상
- 📌 미달 시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 이수
- 📌 보장지도 이수 완료 시 E학점까지 인정
- ✅ 과목별 출석률 2/3 이상만 충족
- ✅ 학업성취율 기준 삭제
- ⚠️ 미이수 시 온라인 콘텐츠로 추가 이수 가능
- ⚠️ 온라인 2/3 출석 충족 시 학점 인정
출처: 교육부 고교학점제 안착 지원 대책 발표(2026.1.28), 정책브리핑(2026.1.30)
이 변화가 생긴 배경은 교사 업무 과중이다. 학업성취율 미달 학생에 대한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이하 최성보)가 현장에 너무 큰 부담을 준다는 교원 3단체의 공동 요구가 반영됐다. 학생 입장에서는 이수 문턱이 낮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교원단체들은 오히려 "선택과목의 학업 책임이 사라진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미이수(I)가 생기면 어떻게 되나
출석 기준을 채우지 못하거나(미도달) 이후 보충 이수까지 완료하지 못한 상태가 '미이수(I)'다. 이 기록은 학생부에 남는다. 2026년 학생부 기재요령 개정으로 미이수 사유와 대체이수 여부까지 명확히 기재하게 됐다. 192학점을 채우지 못하면 졸업 자체가 유예될 수 있고, 대학 입장에서 미이수 기록이 있는 학생부는 그 자체로 마이너스 신호가 된다.
현장에서 더 자주 목격되는 문제는 따로 있다. 과목 선택을 "쉬운 과목" 중심으로 하다 보면 학종에서 전공 연계 서류 평가에서 결정적으로 약해진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중앙대, 경희대는 이미 전공 계열별 권장과목을 명시하고 있다. 출석만 하면 되는 과목을 선택했지만, 정작 대학이 원하는 과목 이력을 갖추지 못하는 상황이 생긴다.
내신 등급보다 세특이 당락을 가르는 시대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세특(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으로 눈을 돌린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5등급제로 전환된 이후 그 경향이 뚜렷하게 가속됐다. 같은 1등급이라도 A등급이 23.7%나 되는 현실에서, 같은 1등급 안에서 학생을 가리는 도구가 결국 세특이 된 것이다. 2026년 학생부 기재요령 개정은 이 방향을 공식화했다.
세특에서 대학이 보는 것이 달라졌다
과거의 세특은 "수업에 성실히 참여하며 발표를 잘 했다"는 형식적 기록으로도 충분했다. 지금은 다르다. 2026년 기재요령에서 '과제형 수행평가' 기록이 사실상 퇴출됐고, 수업 중 실시간 관찰 기록이 핵심이 됐다. 어떤 개념에서 질문이 생겼고, 그 질문을 어떤 방식으로 심화 탐구로 연결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사고의 변화가 있었는지가 기록돼야 한다. 리로스쿨 입시매거진에 따르면, 현재 상위권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등급 한 급간 차이보다 한 줄의 의미 있는 세특 기록이 학생 역량을 더 잘 대변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92학점 구성 자체가 포트폴리오다
고교학점제 이전에는 시간표를 충실히 따르는 것이 성실함의 증거였다. 지금은 192학점을 어떻게 설계했느냐가 그 자체로 평가 대상이다. 학교에 개설되지 않은 심화 과목을 공동교육과정이나 온라인학교를 통해 이수한 기록은 자기주도 학습 의지를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근거가 된다. 대학은 환경 탓을 하지 않고 스스로 배움의 기회를 확장한 학생에게 더 높은 점수를 부여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 세특의 질은 교사의 역량과 의지에도 달려 있다. 같은 수업을 들어도 기록해주는 교사에 따라 세특의 깊이가 달라진다. 그래서 진학 상담 시 "이 학교 세특 관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고교 선택의 실질적 기준이 되고 있다. AI로 작성된 세특은 2026년 기재요령에서 명시적으로 금지됐으므로, 교사가 직접 관찰하고 기록한 내용인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학교 규모에 따라 1등급 받는 난이도가 다르다
내신 5등급제에서 잘 언급되지 않는 구조적 불평등이 있다.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같은 점수를 받아도 학교 학생 수에 따라 등급이 달라진다. 1학년 학생이 100명인 학교에서 과목을 선택한 학생이 20명이라면, 그 20명 중 상위 10%인 2명만 1등급이 된다. 반면 학생이 300명이고 같은 과목을 60명이 선택하면 6명이 1등급이다. 절대 실력이 같아도 어떤 학교에 다니느냐에 따라 등급이 갈린다.
전국 일반고의 학교 규모 현실
종로학원이 학교알리미 공시 기준 2024학년도 전국 일반고 1,696개교를 분석한 결과, 1학년 학생 수가 300명 이상인 학교는 236개교, 전체의 13.9%에 불과했다. 나머지 86%의 학교는 내신 산출에서 구조적으로 불리한 환경에 있다.
출처: 종로학원 학교알리미 분석(2025.11.30), 한국일보
소인수 선택과목, 어떤 상황이 생기나
고교학점제에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선택과목 수강자 수는 줄어든다. 20명 이하로 수강하는 과목이 많아지면 1등급 인원이 1~2명에 불과해진다. 수강 도중 전출이나 학업 중단이 생기면 등급 산출 기준 자체가 흔들린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전출·학업중단율 등 다양한 변수가 내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고교 선택 시 학생 수를 확인할 것을 권고했다.
지방 소규모 일반고 학생이 특히 불리하다. 서울·경기 대규모 학교 학생이 1등급을 받기 위해 경쟁하는 인원 자체가 많아, 통계적으로 안정적인 등급 산출이 이뤄진다. 반면 농산어촌 학교에서는 2~3명 수강 과목에서 1등급을 받아도 대학에서 실질적 학업 수준을 의심받을 수 있다. 교육부가 157억 원을 투입해 442개 농산어촌·소규모 학교 강사 채용을 지원하는 것은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과목 선택이 곧 포트폴리오가 되는 192학점 설계법
3년간 이수해야 하는 192학점을 어떻게 채우느냐가 학종 서류의 뼈대가 된다. 내신 등급을 따기 쉬운 과목으로만 채우면 성적표는 깨끗하지만, 대학 서류 평가에서 전공 연계 스토리가 사라진다. 반대로 어렵고 수강자 수 적은 과목을 선택했다가 내신이 밀리면 교과전형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어느 쪽도 쉽지 않은 이 선택을 현명하게 하려면 '지원하려는 대학이 뭘 보는가'를 먼저 알아야 한다.
대학이 권장과목을 명시하기 시작했다
서울대는 2026학년도 전형계획에서 전공별 권장과목 이수 여부를 수시 서류평가와 정시 교과평가에 반영한다고 명시했다.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중앙대, 경희대, 부산대도 학문 분야별 권장과목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는 '권장'이지만, 입시 전문가들은 2028 대입부터 사실상 필수 이수 요건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 계열 | 주요 권장과목 예시 | 주의사항 |
|---|---|---|
| 의학·생명과학 | 생명과학Ⅱ, 화학Ⅱ, 생물실험 | 소인수지만 이수 이력이 학종에서 결정적 |
| 공학·자연과학 | 미적분Ⅱ, 기하, 물리학Ⅱ, 화학Ⅱ | 수강자 적어 내신 상위권 경쟁 치열 |
| 경영·경제·통계 | 확률과 통계, 미적분, 사회문제탐구 | 수학 계열 이수 없으면 서류 약점 |
| 인문·사회 | 한국사, 사회탐구 계열, 고전읽기 | 융합선택 과목은 절대평가만 → 상대 등급 없음 |
출처: 에듀인사이트 (2025.6), 각 대학 2026학년도 입학전형계획
공동교육과정과 온라인학교가 새 변수다
우리 학교에 개설되지 않은 과목을 이수하는 방법이 생겼다. 거점 학교를 방문하거나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통해 이수한 기록은 학생부 교육과정 편제표에 남는다. 대학은 이 기록을 통해 "학교 환경의 한계를 넘어 스스로 배움을 확장했다"는 신호를 읽는다. 교육부는 2026학년도 온라인학교와 공동교육과정 거점학교에 정규교원 777명을 추가 배치하고, 온라인학교 전국 단위 수강을 확대하고 있다.
솔직히 192학점 설계가 말처럼 쉽지 않다. 중1~2 때부터 진로가 명확한 학생은 드물고, 고1에 이미 선택과목을 결정해야 한다는 구조 자체가 무리다. 현실적으로 고1 때는 공통과목 내신 관리에 집중하면서 2학년 선택과목 구성을 학교 진학담당 교사와 세밀하게 조율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흐름이다. 진로가 바뀌더라도 고2에서 과목을 조정하는 게 이미 늦지 않다.
① 지원 희망 대학 3~5곳의 권장과목 목록 확인 → ② 우리 학교 개설 여부 확인 (없으면 공동교육과정·온라인학교 활용 가능성 검토) → ③ 내신 산출되는 과목과 아닌 과목(절대평가 성취도만 기재) 구분 후 내신 부담 조율
내신은 5등급, 수능은 9등급 — 이 불일치가 만드는 선택의 기로
지금 현장에서 학부모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지점이 이것이다. 학교 내신은 5등급 체계로 바뀌었는데, 수능은 여전히 9등급제를 유지한다. 정시 비중이 서울 주요 대학 기준 40% 안팎을 차지하는 현실에서, 내신으로 수시를 노릴지 수능으로 정시에 집중할지를 두고 고1 때부터 갈림길에 서게 된다.
두 시스템이 공존하는 구조
절대평가+상대평가 병기
수시 교과·학종 반영
국어·수학·탐구 상대평가
정시 반영 (주요대 약 40%)
이 불일치는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다. 내신 5등급제가 도입됐음에도 수능 9등급제가 그대로라는 건, 정시에서 수능의 변별력이 오히려 더 커진다는 의미다. 내신에서 1등급 인원이 늘어나면 상위권 교과전형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반면, 수능은 상위 4% 안에 들어야 1등급을 받는 구조가 그대로다. 검정고시 지원자가 2022년 7,076명에서 2024년 1만 65명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는 현상도 이 불안감과 무관하지 않다.
수시 vs 정시, 어느 쪽이 유리한가
* 주요 서울 상위대 기준 대략치. 대학·전형별 편차 있음. 확인일: 2026년 3월
현 고1 학생의 경우 2028 대입을 치른다. 2028 수능부터는 국어·수학·탐구 영역에서 선택과목이 폐지되고 통합형 체계로 전환된다. 지금의 수능 준비 방식과 구조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2028 수능에서도 상대평가 9등급제는 유지된다. 내신이 5등급으로 완화된 것과 달리, 수능 상위권 경쟁 밀도는 그대로라는 점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
"내신이냐 수능이냐"라는 질문 자체가 잘못 설정된 이분법이다. 상위권 대학 수시 교과전형은 수능 최저 기준을 요구하고, 학종도 수능 최저를 요구하는 학교가 있다. 수능을 버리고 내신에만 집중하는 전략은 선택지를 좁힌다. 현실적으로 수능 핵심 과목(수학, 탐구)은 학교 수업과 연결하면서 기초를 유지하고, 내신은 공통과목에서 최대한 1등급을 확보하되 선택과목은 전공 연계를 우선하는 병행 전략이 가장 안전하다.
2026년 지금, 내 학년이라면 어떻게 움직여야 하나
제도 설명을 아무리 읽어도 결국 궁금한 건 하나다. "우리 아이는 지금 어떻게 해야 하나." 학년마다 처한 상황과 써야 할 전략이 다르다. 같은 고교학점제 아래 있어도 현 고1과 고2, 그리고 중학교 3학년은 각각 다른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
학년별 핵심 판단 포인트
·2학년 선택과목 구성을 지금 확인해야 한다. 지원 희망 대학 권장과목 목록부터 찾아볼 것.
·2028 수능은 선택과목 없는 통합형 체계로 바뀐다. 지금부터 수능 기초(수학·탐구)를 학교 수업과 병행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세특을 의식하면서 수업에 임해야 한다. '왜 이 개념이 흥미로웠는지', '어떤 탐구로 연결했는지'를 수업 중 스스로 메모해두는 것만으로도 세특의 깊이가 달라진다.
·2026학년도에 이수 기준 완화(선택과목 출석만 가능) 적용 대상. 단, 공통과목은 학업성취율 40% 기준 그대로다.
·내신 5등급제 2번째 적용 학년. 2026학년도에 이수 기준 완화(선택과목 출석만 가능) 대상에 포함된다.
·수시 집중이냐 정시 집중이냐 가닥을 올해 안에 잡아야 한다. 내신 흐름이 어느 정도 나왔다면 교과전형·학종 가능성을 계산할 수 있는 시점이다.
·세특과 학종 서류는 3학년 1학기까지 만들어지므로 아직 늦지 않았다. 공동교육과정 이수 가능 과목도 한 번 더 확인할 것.
·수시 원서는 9월, 수능은 11월. 지금은 수능 마무리와 수시 서류 완성 두 트랙을 동시에 달려야 하는 시기다.
·내신 5등급제 적용이 아직 본인 학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내신 등급 해석에 혼동하지 말 것. 교육부 안내 자료에서 본인 학년 기준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지원 희망 계열을 대략이라도 정해두면 고1 선택과목 설계가 훨씬 수월해진다. 완전히 확정이 아니어도 된다. "공대 계열 / 인문사회 계열"이라는 큰 방향만 있어도 충분하다.
·내신 5등급제 세대이자 2028 수능 통합형 첫 세대다. 고교 입학 전 고등학교 학점제 설명회나 진학상담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공동교육과정이 활성화된 학교, 세특 관리를 꼼꼼히 도와주는 학교를 고르는 것이 "명문고" 브랜드보다 현실적으로 중요하다.
결국 판단해야 하는 세 가지 질문
솔직히 말하면, 2026년 고교학점제는 안착 중이지 완성된 제도가 아니다. 이수 기준이 한 학기도 안 돼서 다시 완화됐고, 교원단체는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제도가 흔들릴수록 흔들리지 않는 원칙에 집중해야 한다. 등급 숫자에 매달리지 말고, 어떤 과목을 선택해 어떤 깊이로 배웠는지의 기록을 남기는 것. 그게 5등급제 시대에 학종과 교과 전형 모두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향이다.
자주 묻는 질문
2026학년도부터 고1·고2 선택과목에 한해 학업성취율 기준이 삭제되고 출석률(수업일수 2/3 이상)만 충족하면 학점을 인정받습니다. 단, 국어·수학·영어 등 공통과목은 출석률과 학업성취율(40% 이상) 두 조건을 모두 채워야 합니다. "출석만 하면 된다"는 표현은 선택과목에만 해당하고, 공통과목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고3은 이번 완화 대상이 아니므로 기존 기준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5등급제에서 2등급은 누적 상위 34% 이내입니다. 이는 9등급제 기준으로 환산하면 4~5등급 구간이 아닌, 훨씬 높은 위치에 해당합니다. 부산 81개 고교 실제 데이터 분석에서도 부산대 등 지역 거점 국립대 교과전형은 내신 2등급 이내에서 충분히 지원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2등급 하나면 끝"이라는 식의 표현은 입시 마케팅에서 과장된 것입니다.
미이수 기록 자체가 학생부에 남는 것은 맞습니다. 2026년 학생부 기재요령 개정으로 미이수 사유와 이후 대체이수·재이수 여부까지 명확히 기재하게 됐습니다. 대학 입학사정관 입장에서 미이수 기록은 일단 주의 깊게 보는 항목이 됩니다. 다만 이후 온라인 콘텐츠 이수 등 보충 과정을 완료한 경우 그 기록도 함께 남으므로, 미이수가 생겼다면 반드시 보충 이수 절차를 마쳐야 합니다.
핵심은 수업 중 관찰 가능한 행동을 남기는 것입니다. 수업 시간에 교사가 기록할 수 있는 질문, 토론 발언, 탐구 방향 등을 실제로 보여줘야 합니다. 과제형 수행평가 기록은 2026년 기재요령에서 사실상 배제됐으므로, 집에서 만들어온 결과물보다 교실 안에서 생각하는 과정이 더 중요합니다. 또한 AI 도구(챗GPT 등)가 활용된 정황이 있으면 세특에 기록할 수 없도록 명시됐으므로, 본인이 직접 탐구한 내용을 기반으로 해야 합니다.
공동교육과정이나 온라인학교를 통해 이수할 수 있습니다. 인근 거점 학교에 방문하거나 실시간 온라인 수업으로 이수한 기록은 학생부 교육과정 편제표에 그대로 남아 대학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교육부는 2026학년도에 온라인학교·공동교육과정 거점학교에 정규교원 777명을 추가 배치하고, 농산어촌·소규모 학교 442곳에 강사 채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원하는 과목이 없다는 이유로 포기하기 전에 교육청 홈페이지나 학교 진로담당 선생님께 공동교육과정 신청 방법을 먼저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2028 수능(현 고1이 치르는 시험)까지는 국어·수학·탐구 영역 상대평가 9등급제가 유지됩니다. 내신을 5등급으로 완화했지만 수능은 그대로 둔 이유는, 정시 선발에서 변별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대학 측 요구 때문입니다. 서울 주요 대학이 정시로 약 40%를 선발하는 현실에서 수능 9등급제를 바꾸면 정시 선발 기준 자체가 흔들립니다. 2028 이후 수능 구조 개편 논의가 있을 수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바는 없습니다.
구조적으로는 불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소인수 선택과목에서 수강자가 10명이면 1등급은 1명뿐입니다. 다만 대학들은 학생부에 기재된 수강자 수와 과목 평균, 원점수를 함께 보기 때문에, 소규모 학교 1등급이라도 학업 수준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평가합니다. 실질적 대책으로는 공동교육과정을 통해 수강자 수가 많은 거점 학교 과목을 이수하거나, 수능 비중을 높이는 정시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고1 때 선택한 과목이 전부 고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고2·고3 진입 시 선택 변경 기회가 있고, 학교에 없는 과목은 공동교육과정으로 보완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고2부터는 이미 이수한 과목의 내신이 생기부에 기록되기 때문에, 전공 변경 시 권장과목 이수 이력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진로가 바뀌었다면 학교 진로담당 교사와 빠르게 상담해 남은 학기 안에 보완할 수 있는 과목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는 "경쟁 완화"가 아니라 "경쟁의 형태 변화"다. 등급 숫자가 줄었지만 관리해야 할 과목 수는 늘었고, 소인수 과목의 내신 불이익이라는 새 변수가 생겼다. 내신 5등급제가 진짜 만들어낸 변화는 세특과 과목 이력 중심으로 대입 판단 기준이 이동했다는 것이다.
2026년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제도가 전 학년으로 확대돼서가 아니다. 이수 기준이 바뀌고, 학생부 기재요령이 개정되고, AI 기록 금지가 명문화된 이 시점이 입시 준비의 기준점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2028년 대입까지 이어진다.
가장 흔들리지 않는 원칙은 여전히 같다. 공통과목에서 내신 기반을 만들고, 선택과목에서 전공 연계 스토리를 쌓고, 수업 안에서 사고의 흔적을 남기는 것. 제도가 바뀌어도 대학이 찾는 학생의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 글은 교육부 공식 발표자료, 국가교육위원회 의결 사항, 주요 교육기관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된 정보 제공 목적의 글입니다. 입시 결과는 개인별 상황, 대학 정책, 전형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이 글의 내용을 특정 입시 결정의 근거로 단독 활용하지 않도록 권고합니다. 최종 판단은 반드시 해당 학교 및 지원 대학의 공식 입학전형계획을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6년 달라지는 고교학점제」, 2026.1.30
· 교육부, 「2026학년도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 확정」, 2026.2.19
· 교육부,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확정안」, 2023.12.27
· 부산진로진학지원센터, 부산 81개 고교 고1 1학기 성적 전수 분석, 2025.8
· 서울시교육청·김문수 의원실, 서울 고1 1학기 전과목 1등급 비율 현황 자료, 2025.11
· 경기진학지도협의회(경기진협), 고1 12개 과목 성적 전수 분석, 2026.3
· 종로학원, 전국 일반고 1학년 재적 학생 수 분석, 2025.11
· 리로스쿨 입시매거진, 「내신 5등급제와 고교학점제가 학종에 미치는 영향」, 2026
· 오마이뉴스, 「내신 5등급제로 경쟁 완화? 오히려 정시파이터 늘어난다」, 2025.6
· 서울경제, 「국교위, 고교학점제 개편안 의결…학점 이수기준 완화 확정」, 2026.1.15

